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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흥덕지구】/▷ 신동아파밀리에

봄이 오는 흥덕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 단지를 걸으며

봄이 오는 흥덕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  단지를 걸으며




화사한 햇살이 자꾸 집밖으로 유혹을 하지만 막상 실외를 나가보면

햇살은 우리에게 아직 따스한 손길을 주지는 않고 가만히 가만히 우리 등을 쓰다듬어 주기만

하는 이르디 이른 초 봄입니다.


엄마품을 파고드는 병아리들처럼 아직은 따스한 햇볕이 그리워서 양지쪽을 찾아서 산책을 할 때

운좋게도 양지 바른 곳에 자리잡은 아기 쑥들을 보았습니다.


많은 쑥들 중에서도 저렇게 양지 바른 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는 저 쑥들은

복이 참 많은 아이들이네요.








한가로이 아파트 산책로를 한바퀴 돌다보면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은 나무들은 벌써부터 꽃망울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응달쪽에 앉아있는 나무들은 아직도 한 겨울입니다.

 

사람도 줄을 잘 서야 일신이 편하다는 말이 있듯이, 식물도 어떤 위치를 선택받느냐에 따라서

팔자가 달라지네요.





 

 

부모가 된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아이들도 나름대로는 양지바른 곳에서 환하고 좋은 조건으로

잘 키워주려고 노력했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내가 가진 것보다는 내게 없는 것이 더 불만인 것 같습니다.

 



 

어제는 학교 때문에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 아들아이가 취직이 안되서 속상하다고 하소연을 한참하네요.

이태백이라고 이십대 대부분이 백수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본인 스스로는 제 잘난 맛에 살아가는데 취업의 턱이 너무도 높은 것이 안타깝고 속이 상하나봅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입장에서도 속이 상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생을 더 많이 살아온 인생의 입장에서 본다면 길은 여러가지로 통할 것 같은데

굳이 대기업에 목을 메고있는 젊은 청춘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한갖 배추도 더운 지방에서 비가 많이 오는 상태에서 키우면 쑥쑥 자라기만 해서 물배추라고 맛이 없지만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고랭지 지역에서 자라는 배추들은 더 아삭아삭한 맛을 지니면서 달디달다고 합니다.

 



 

메마르고 척박한 토양에서 자란 나무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더디 자라면서 몸이 튼실하지만

온실 속에서 곱게 키운 화초들은 바람앞에서도 연약하다는 말도 있지요.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면서 응달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보면

마음이 짠합니다.

기왕에 화단에 심어질 것이면 양지바른 곳에 심겨져서 햇살도 많이 받고 따뜻하게 자라면 좋았을것을...

 



 

그러나 모든 것은 다 환경에 적응하게 되어있습니다.

너무 과보호를 받으며 자란 것들은 그만큼 쉽게 쓰러질 것이고

응달에서 시달리며 겨우겨우 자란 나무들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능력이 생겨서

내성 또한 강하게 되어 튼실한 나무가 되지는 않을까요.

 



 

아기 손을 잡고 유치원 버스가 오는 곳으로 걸어가는 젊은 엄마와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친구는 자식은 평생 AS거리라고 합니다.

어떤 친구는 스무살이 지나면 제스스로 살아가도록 도와주지 말라고도 합니다.

자식 앞에 정답이란 없겠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하는 길인지 솔직히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자다가도 아이 때문이라면 벌떡 일어나서 아이를 보살피던 때도 있었습니다.

외출을 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도 아이들의 식사시간을 놓칠세라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오던 때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옛날을 생각해보면 모두가 후회스럽고 모두가 미안한 일 투성이네요.

내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기나 한 건지 아쉬운 시간들입니다.

 



 

들판에 선 무심한 나무처럼 홀로 세상의 바람을 이겨나가도록 좀 더 강하게 키워야 했던 건 아닌지

돌뿌리에 채여서 넘어졌을 때 스스로 털고 일어나도록 시간을 주어야 했던건 아닌지

 




아침이 되고 저녁이 되면 또 새로운 하루가 우리를 기다리지만

우리네 인생에 연습이란 없습니다.

한번밖에 갈 수 없는 인생인지라 후회도 미련도 하지말고 그저 묵묵히 앞만 바라보고 가는 것이 맞겠죠.

 

내 아이에게도 그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길은 여러가지라고...

지금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을 못가더라도 다른 길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겨울 세찬바람을 참고 견디며 지내오다가 봄 햇살에 씩씩하게 땅 위로 솟아오르는

저 쑥처럼

내 아이들도 강인하고 씩씩하게 세상의 거친 바람과 맞서 싸워나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