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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상사】/▷ 자유로운글

우리 막둥이 초롱이 보살피기

우리 막둥이 초롱이 보살피기

 

우리집에는 아들 하나, 딸 하나, 그리고 초롱이라는 강아지가 있습니다.

아니 강아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은 개의 이름이 초롱이입니다.

친구가 별로 없던 딸아이를 위해서 딸아이의 초등학교 때 생일선물로 사준 다롱이라는 요크테리어 개의

딸아이가 초롱이인데 그 초롱이가 태어난지도 벌써 15년이 지났다고 하니 상당히

나이가 많이 들어버린 할머니 강아지입니다.

 

 

나이가 많이들어서 이제는 혼자 힘으로는 사료를 먹을 수도 없어서

강아지통조림에다가 우유를 섞어서 주사기로 입안에 넣어주어야 하는 아이인지라

보살핌이 많이 필요하지만 저는 아침에 출근을 해야하니

딸아이가 저 초롱이를 챙겨주었지만 요즘 딸아이가 사회복지사 1급자격시험을 준비중이어서

강아지를 챙기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딸아이가 시험을 볼 때까지는 제가 아침에

사무실로 데려왔다가 퇴근 때 함께 집으로 돌아갑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여서 이렇게 제 책상 아래에 작은 전기난로를 켜고

이불을 감싸서 뉘어놓으면 하루종일 꼼짝 안하고 잠만 잡니다.

 

 

한번씩 꺼내서 사무실 바닥에 내놓으면 비실거리면서 가만히 앉아만 있습니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나이가 드니 저렇게 기운이 없어지는 것이 정말 안타깝지만 저로서는

딱히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답니다.

 

 

그냥 가만히 주저앉아있는 초롱이에게 억지로 몇 걸음 걷도록 도와주고

다리를 주물러서 스트레칭을 해줍니다.

 

 

기운이 넘칠 때는 낮에 외로울까봐 사무실에 데리고 나오고 싶었어도

자기집이 아니라고 낮설어서 징징거리고 집에 가려고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해서

성가셔서 사무실로 데려오지도 못했었는데 이제는 기운이 없으니까 자기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관심도 없는 것 같습니다.

 

 

식사시간에  주사기로 식사를 챙겨먹여주고

사무실 밖 화단으로 데리고 나가서 용변을 볼 시간을 줍니다.

실내에 있을 때는 바닥이 미끄러워서 제대로 못서있던 아이지만 화단에서는 그런대로 제법

잘 서서 버티고 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어렸을 때는 그리도 팔팔하고 귀엽게 뛰어놀더니 나이가 드니까 행동도 굼떠지고

모든 것에 의욕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찡합니다.

우리도 얼마 안남았습니다.

 

 

흙에서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들 하지만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겠지만

먼저 떠나는 사람이 가슴 아플지, 떠나보내는 사람이 가슴 아플지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헤어짐은 슬픕니다.

헤어짐이 또다른 만남을 약속한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